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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용산구곡과 갑사구곡의 수수께끼 풀이

천지(天地송인택) 2012. 2. 21. 16:20

 

[용산구곡과 갑사구곡의 수수께끼 풀이]

 

지난 2009년 3월 1일 대둘회원님들과 계룡산의 용산구곡과 갑사구곡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유익한 테마산행"으로 다녀온 바 있습니다.

용산구곡은 그동안 산속에 묻혀있어서 그 의미는 고사하고 글자조차 초서체(草書體)와 고자(古字)로 새겨져 있어 판독과 해석이 어려웠었습니다.

 

그때는 미처 몰랐던 사실을 다시금 생각하고 공부해서 몇가지 더 알아낸 내용과

용산구곡에 대해 총정리하여 논란의 결말을 내고자 이글을 씁니다.

물론 결론을 내린다는 일이 과감하지만 무모한 일일 수도 있고, 또한 글자에 연연하여 담이니 소니 택이니 글자를 따지는 것은 소모성 논란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정확히 밝혀내야 할 용산구곡이기에, 또한 글자를 표기한 것이므로 반드시 맞는 글자는 있으므로 용산구곡에 대한 정확한 명칭에 대해 삼가 결론을 내려봅니다.

 

[용산구곡]

 

1심용문 尋龍門

2곡 은용담 隱龍潭

3곡 와룡강 臥龍岡

4유용대 龍坮

5곡 황용암 黃龍岩

6곡 견용소 見龍沼

7곡 운용택 雲龍澤

8곡 비룡추 飛龍湫

9곡 신용연 神龍淵

 

2곡은 그동안 음용담(陰龍潭)으로 읽어왔으나, 제가 은용담(隱龍潭)으로 읽어 낸 이후로는 많은 분들의 동의하셔서 음용담이 아닌 은용담이 맞는 것으로 결론이 난듯 합니다.

그렇다면 용산구곡 중 문제가 되는 곳은 제6곡과 제7곡입니다.

(6,7곡외의 다른 곳의 글자 판독에 대해서는 더 이상 논란의 대상이 되지는 않을 듯 합니다.)

 

1곡부터 9곡까지 가운데 글자 용을 제외하고는 글자가 서로 중복되지 않도록 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의 견용대로 읽히고 있는 것은 제4곡에 유용대가 있으므로 어울리지 않습니다.

공주시 학봉리지(鶴峯里誌)를 보면 제6곡이 견용소라고 표기되어 있습니다.

9곡의 글자 중 소()글자가 들어와야 구곡 구성상 어울리기도 합니다.

따라서, 견용소가 맞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7곡은 그동안 운용담이나 운용소로 읽어왔는데, 운용담으로 보면 제2곡 은용담과 중복되고 운용소로 보면 제6곡 견용소와 중복이 됩니다.

담이나 소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다시금 글자를 살펴보니 운용택으로 보입니다.

 

 

1심용문 뒷편에 새겨진

 

學洞門(소학동문)

 

그동안 판독이 어려웠었는데,여러 번 고민해서 정리해 본바 소학동문 같습니다.

소(所)자는 고자(古字)로 씌어졌습니다.  

 

3곡 와룡강 주변에 있는

 

 자양산월동원만천 紫陽山月同圓萬川

 백록담파영방사해 白鹿潭波盈放四海

 

첫 구절 마지막이 그동안 총천()이냐, 만천(萬川)이냐 모호했었는데 그 의미는 총천이나 만천이나 서로 통합니다만, 이 문장에서는 고자(古字)를 사용하지 않았으므로 일만 만자가 적합합니다.

 

두번째 구절 마지막의 사류(四流)로 읽었던 것은 사해(四海)가 글꼴상이나 의미상이나 맞습니다. 이미 앞에 방()자가 나오므로 류()가 어울리지 않습니다.

 

 

[갑사구곡]

 

갑사구곡은 새김이 깊고 정자로 씌여 있어 글자의 혼동은 없습니다.

각자는 뚜렷하나 글씨체는 용산구곡만 못합니다.

 

1곡 용유소 龍游沼

2곡 이일천 二一川

3곡 백룡강 白龍岡

4곡 달문택 達門澤

5곡 금계암 金鷄

6곡 명월담 明月潭

7곡 계명암 鷄鳴

8곡 용문폭 龍門瀑

9곡 수정봉 水晶峯

 

국립공원관리공단 계룡산사무소에서 발간한계룡산 탐방 안내서에 제5곡은 군자대라고 나와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곳의 글꼴과 군자대의 글꼴은 다르고, 5곡 인근에 바위에 새겨진 익구구곡 군자대 계룡신면 간성장(益口舊谷君子臺 鷄龍新面 艮成莊)이 새겨진 것을 보면 윤덕영이 갑사9곡을 정하기 이전에 이미 군자대가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5곡은 금계암이 맞습니다.

  

 

윤덕영이 자호(自號)를 간옹(艮翁)으로 정했다고 하는데, 갑사구곡내에 새겨진 천문도와 금석문, 주련 등을 보면 천문과 주역, 유불선 합일 사상 등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윤덕영의 생각을 알아보려 주역을 읽어 보았습니다.)

 

주역의 간()괘는 멈추어야 하는 형국입니다.

주역 간괘의 내용을 살펴봅니다.

간은 멈추는 것이니. 때가 멈추어야 하는 경우라면 멈추고, 때가 가야 하는 경우라면 가서, 움직이고 멈춤이 그 때를 잃지 않으면 그 도가 빛나고 밝을 것이다(간도광명)”

 

간괘의 상황에서는 어떠한 일을 해도 난관해 봉착해 뜻을 이룰 수 없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난관에서 벗어날 때 까지 기다리면서 내실을 기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제강점기가 간괘에 해당하는 시기입니다.

간괘는 그 형상이 위도 멈추어 있는 산이고, 아래도 멈추어 있는 산입니다.

첩첩산중이지요.

일제 강점기 시절 독립을 가로막는 산이 두개있었지요.

일본이라는 산과 그 뒤에는 미국이라는 산이 가로막혀 있었습니다.

(미국인 태프트와 일본인 카츠라 사이에 협약을 맺은 것이 있습니다.)

 

윤덕영이 주역에 능통했다고 하니 당시 우리나라의 상황을 간괘로 인식하고 호도 간옹으로 짓고, 별장도 간성장으로 지은 것입니다.

  

아무리 매국노라고 해도 스스로의 논리는 있었겠지요. 국민들은 매국이라고 해도 본인은 방법상의 차이일 뿐 애써 애국이라고 위안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내용은 역사상에도 자주 발견되는 사실입니다.

 

5곡 금계암 주변에는 간도광명(艮道光明), 은계(銀溪), 순화임원(舜華林園), 인의석(仁義石) 등의 금석문이 있습니다.

이 중에 일중석(一中石)이라고 새겨진 내용이 있습니다.

새겨진 모양도 특이하고 마치 암호 같습니다.

 

전체적인 모양이 일()자와 중()자를 합한 모습입니다.

또한 이 문장의 핵심단어가 일중입니다.

일중석 (一中石)

갑생삼각 (甲生三角

함삼위일 (函三爲一)

관중심 (一貫中心

윤집궐 (允執厥中

사십사구 (四十四口)

간산수석 (艮山壽石

간옹명 (艮翁銘)

 

甲生三角 

()자에서 세개의 뿔이 생기니

갑 글자에 세 뿔이 생기면(,,) 일중(一中)을 합한 글자가 됩니다.(사진을 다시 봐주세요)

천지인 또는 유불선이 하나의 진원(眞源)이 됨을 표현한 듯 합니다.

 

函三爲一 

셋을 함유하고 있으면서 하나가 된다.

반고가 지은 한서 '율력지'에 나오는 문구입니다.

태극의 원래 기운은 셋을 함유하고 있으면서 하나가 된다(太極元氣, 函三爲一)

천지인 셋이 결국 하나로 수렴됨을 설명함(삼위일체). 또한 유불선 합일 사상을 표현하는 듯 합니다.

간성장 건물이었던 전통찻집 주련에는 유불선을 하나로 합하여 큰 도가 나타나리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습니다.

삼인법신화삼갑 三印法身化三甲

모니대계정토공 牟尼大界淨土空

청니현문삼청진 靑尼玄門三淸眞

중니만세태평중 仲尼萬世太平中

대도출현태일영 大道出現太一靈

(모니는 석가모니, 청니는 노자, 중니는 공자를 말하며 마지막 영()자는 고어체 입니다.)

 

一貫中心 

중심을 하나로 꿰뚫어서

 

允執厥中 

오직 그 치우치지 않는 중심(중용)을 붙잡는다.

서경(書經) 우서(虞書) 대우모(大禹謨)편의

인심(人心)은 유위(惟危)하고 도심(道心)은 유미(惟微)하니 유정유일(惟精惟一)하야사 윤집궐중(允執厥中)하리라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인심은 오직 위태롭고 도심은 오직 미미하니, 오직 정밀하게 하고 오직 한결같이 해야 진실로 그 중용의 도를 붙잡을 것이다.)

()임금이 우()에게 정치를 대행하게 하면서 부탁한 말입니다.

 

四十四口

일중(一中)의 전체 모양이 열 십()자 넷으로 이루어져 있으며(동서남북 방향의 열십자, 중앙의 교차부분은 ○표시를 해서 비웠두었음), 글자 사이의  입구()자가 역시 네개입니다.

 

艮山壽石 

간산의 수석. 일중석이 새겨진 바위를 일컫는 것 같습니다.

 

艮翁銘

간옹(윤덕영) 새기다.

 

용산구곡과 갑사구곡을 다녀온지 9개월만에 수수께끼를 풀어냈습니다.

혹시 제가 잘못 인식하거나 오류해석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으니, 고견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끝"

 

                                         2009. 11. 09.

 

                                         - 가을 하늘 -

 

출처 : 대전둘레산길잇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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